행복한 이야기

 
작성일 : 02-12-27 22:32
Re:브뤼겔-이카루스 추락의 풍경
 글쓴이 : 토토♬
조회 : 892  

도대체 어디 숨었나? 아무리 찾아보아도 한 소년이 사라진 자취가 가뭇없다


이까로스를 식별할 수 있는 얼굴이라든가 하다못해


날개의 한쪽도 보이지 않는다.


숨은 그림을 찾듯 샅샅이 캔버스를 뒤진뒤에야 겨우 그 몸의 일부를 발견했다


오른쪽 하단에 수면위로 삐죽 솟은 것이 발버둥치는 인간의 다리같다


그런데 중앙에 우뚝 선 농부의 두드러진 전신상에 비해 손톱만큼 죄그맣게


그려진데다, 브뤼겔이 즐겨 구사한 교묘한 대각선의 구성으로 말미암아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다.


........


아버지 다이달로스(Daidalos)의 충고를 무시하고 높이날다


태양에 감히 접근했던 이까로스는 자신의 과욕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했다


한 인간의 예기치 못한 재난앞에서 세상은 정말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늘도 땅도 바다도 평화롭기 그지없다


오든의 시처럼


태양은 여전히 빛나고, 바다는 그대로 푸르다.


농부,양치기,어부--- 전경에 등장하는 이 세인물 가운데 어느 한사람은


풍덩 물에 빠지는 소리를,살려달라는 소리를 들었으련만.....





이까로스처럼 제아무리 특별한 인물일지라도


개인의 운명에대해 철저하게 무관심한 세계..





그 끔찍한 리얼리티를,


도저한 허무를 이처럼 딴청피우듯 유유자적 표현한 화가는


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 최영미의 유럽일기 < 시대의 우울 >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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