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2-11-20 08:16
글쓴이 :
Polaris
조회 : 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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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집의 귀신>
어느 마을에 오래된 오두막집이 있었습니다. 앞에는 맑은 내가 흐르고 새들이 지저귀는
작고 예쁜 집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이 집 주위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이 집에 귀신이 살고 있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날 이 이야기를 들은 담이 큰 사람이 장담 했습니다.
“내가 그 집에 들어가 하룻밤을 지내 보겠어.”
그러자 옆에 있던 친구가 말했습니다.“그 오두막집엔 악귀가 있어 죽을 지도 모르는데
굳이 왜 무모한 짓을 하려 하는가?”
담이 큰 사내가 말했습니다.
“사내 대장부가 어찌 한갓 귀신을 두려워하겠나.게다가 나는 귀신이 있다고 믿지 않네.”
저녁이 되자,
그 사람은 큰소리치며 오두막집으로 갔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한 친구도 따라 나섰습니다.
“좋아. 저 친구도 들어가는데 나라고 못할 건 없지.”이 사람도 오두막집으로 향했습니다.
문 앞에 다다른 그는 문을 열려고 했으나 이상하게도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생각했습니다.
‘이건 귀신의 짓이 틀림없군. 내가 반드시 들어가서 귀신을 물리치리라.’
…………………………………
오두막집 안에서는 앞서 간 친구가 문고리를 잡아 당기고 있었습니다.
귀신이 문을 열고 들어오려는 것으로 착각한 것입니다.
이들은 밤새도록 문을 사이에 두고 실랑이를 벌였던 것입니다.
이윽고 날이 밝자 이들 두 사람은 비로소 귀신이 아니었음을 알고 허허 웃고 말았습니다.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일체 세상 사람 그와 같나니
인연이 잠깐 모였을 뿐이요
아무 주인 될 것이 없는데
무엇을 일컬어 ‘나’가 있다 하랴.
옳고 그름을 제멋대로 짐작하여
굳이 다투는 자
마치 저 두 사람이
귀신을 있다 생각함과 같아라.
- - - - - - <백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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