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이야기

 
작성일 : 03-02-03 09:01
시골집 뒤란의 정서
 글쓴이 : 토토♬
조회 : 583  




初冬. 한지에 수묵담채. 70*103cm. 목정 이규헌

장독대와 대나무, 처마끝 마른풀향기 시레기
배나무밑 대숲엔 오래된 오지항아리
감나무 늙어 기운 하나 없는데
가지끝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고요함 속 옛 정취 찾아 주의 깊게 둘러본다
어릴 적 삐걱이는 부엌문 열고 나가
어머니 남몰래 속상할 적 눈물 훔치셨고
아버지 호통소리에 놀라 뒷문열고 도망치기 쉬웠던 곳
바람부는 날이면 대숲소리 잠 못들고
뭇 새들의 보금자리여서 새소리 끝임없이 지저귀였으며
대숲 속에 몰래 들어가 새집도 들춰 보았네
선생님 가정방문 있는 날이면 숨어들었던 곳
온갖 젖깔익는 냄새와 봄이면 간장 된장 곱게 익어가고
늘 정갈하게 장독대위에 놓여 있던
하얀 사기 그릇.. 정한수를 떠 놓았든가?
그 비슷한 사기그릇 몇 개 가져오네
복자를 소담하게 써놓은 것과
아무무늬없는 무지그릇들이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것이
그 소탈한 멋이란 이만큼 세월을 살아내서일까?
그 곳
여인네들의 정한이 섬섬이 뭍어있는 곳
어머니 슬픔을 달래주며
몰래 숨어들어서 혼자만의 세계로 향유하였던 곳이였으니
집에갈 때마다 살며시 가보는 곳이기에
예전엔 크고 넓어 보였는데 지금은 너무나 작아보이고
현실이 향수를 뭍으려 하고 있네

맑디 맑은 동동주
콩을 듬뿍넣은 찰무리
집에서 손수 하신 손두부
어서 먹으라 하시는 그림같은 어머니
설날은 그렇게 힘든 아낙의 하루를
뒤란의 정리와 어머니의 정성으로 감싸주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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