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자료실

 
작성일 : 09-11-22 15:18
월간다도 홍차이야기 9월호 3 - 칸첸중가아래의 다르질링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880  

 

칸첸중가 아래의 다르질링(Darjeeling)

-다르질링의 유명 다원 이야기

 

인도에서 생활하는 약 10년 동안에 인도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처음 인도에 도착하던 날 공항까지 마중 나와 준 산제 바네르지, 홍차의 세계로 인도해준 산제 까뿌르, 그렌번 다원의 매니저인 산제, 마카이바리 다원의 주인인 라자 바네르지, 3대째 대를 물려가며 홍차상회를 하고 있는 나스물스의 기리시 사르다 등 그 외에도 많은 고마운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다원에서 일하고 있는 인도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르질링 다원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다르질링에는 대략 100여개 크고 작은 다원이 있어 연간 약 16000톤정도의 차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생산량과 다원의 수, 또한 다르질링 다원의 가용면적(한 다원이 소유하고 있는 전체 면적도 늘고 그 면적에서 실제 차밭(가든, garden)으로 개발된 면적도 늘고 있습니다)도 1800년대 중반에 다르질링이 개발되고 나서 지금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르질링의 다원들은 대부분 우수한 품질의 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그중에서 세계적인 차회사들에 의해서 소개되거나 특히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다원들을 꼽는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 특히 이 다원들의 차는 매년 유명 티메이커들이 자신들의 최고급홍차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올해 봄(퍼스트 플러쉬)에는 오카이 다원의 차가 여러 회사(마리아쥬 프레레, 압끼빠싼트 등)에서 최고급차로 소개되었습니다. 물론 같은 시즌, 같은 다원의 차도 로트넘버(Lot No.-생산일자및 가든등을 표시)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캐슬턴이나 마가레츠 호프 등 유명다원의 차라도 당연히 저급홍차도 있으므로 차를 구매하실 때는 항상 스스로의 기준에 엄격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차상을 통해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맛을 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잘 모르는 회사에 단지 다원의 이름이 같다고 차를 주문하는 것은 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로트넘버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달 ‘다르질링의 차제조법과 계절별 특징’에서 좀 더 하겠습니다.

다르질링의 유명 다원들

마가렛츠 호프 Margaret's hope, 정파나 Jungpana,

굼띠 Goomtee, (굼띠 무스카텔) 리쉬히트 Risheehat

오카이티 Okayti 남링 Namring

툴보 Thurbo 발라순 Balasun

슝마 Sungma 챠몽 Chamong

세림봉 Selimbong 세욕 Seeyok

싱불리 Singbulli 캐슬턴(Castleton)

아르야 Arya 고팔다라 Gopaldhara

그렌번 Glennburn 마카이바리 Makaibari

 

 

아름다운 호텔이 있는 그렌번 다원에서 경험한 다양한 티타임

(그렌번 다원의 차의 특징을 간략하게 첨부해주세요. 예를 들어 다르질링 다원 중에서도 몇 손가락에 뽑히는 품질을 자랑한다, 생산 규모를 자랑한다, 생산 역사가 깊다 등의 소개)

그렌번 다원은 최근까지 영국회사의 소유로 다소 차의 품질보다는 양에 취중하여 생산되었지만, 최근에 인도 기업에서 매입 후, 열정적인 다원주와 매니저에 의해 품질이 눈에 뛰도록 좋아지고 있습니다.

Glenburn Tea Estate has been selected as one of the best 101 Hotels of The World, by the TATLER TRAVEL GUIDE FOR 2006

 

 

그렌번 다원은 칸첸중가가 바로 건너편 산처럼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어 풍광이 빼어납니다. 시킴과 계곡을 사이에 두고 있어, 그 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밤바람은 그렌번 다원의 차에 더욱 깊은 향을 더하여 줍니다 - 일교차를 더 크게 하고, 특히 그렌번 다원의 가을차(Autumnal)는 발달된 플로럴부케(Floweral bouquet)가 매혹적입니다. 그리고 다원 안에는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호텔이 있습니다. 2006년 다르질링으로의 가족 여행을 계획하면서 특별한 경험을 위해 다원 안에 있는 호텔을 찾다가 그렌번 다원의 호텔을 알게 됐습니다. 시설이나 서비스 등 모든 것이 매우 훌륭하다는 추천을 받아 머물게 되었는데, 정말 품격 있는 접대와 독특한 환경에 가족 모두가 매우 만족스러워 했습니다.

호텔에 도착했을 때 준비된 웰컴티(welcome tea), 아침에 예약된 시간에 침대로 가져다주는 베드티(bed tea), 아침식사와 함께하는 블랙퍼스트티(breakfast tea) 등 하나하나 섬세하게 준비해주었습니다. 대부분의 음식 재료는 직접 유기농으로 길러서 아무런 화학 첨가물이 없이 만든 케이크나 스콘 등을 손님의 취향에 맞게 제공합니다. 우리 가족은 그 호텔에 묵은 최초의 한국인이었습니다. 사실 방이 겨우 4개뿐이라 호텔이라고 하기엔 좀 작은 느낌이었지요. 당시 증설 중이었기에 아마도 지금은 10개 정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호텔에는 마담 쁘라단이라는 지배인이 있습니다. 나이 지긋한 그녀는 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유창한 영국식 영어로 손님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이 지역의 식자층은 대부분 마담 쁘라단처럼 차에 대해 해박할 뿐 아니라 영국식 영어를 구사합니다.

 

차맛도 맞춤이 가능하다는 그렌번 다원의 매니저 ‘산제’

호텔에 도착한 날 저녁, 저는 뜻밖의 사람을 만났습니다. 저녁에 손님과 다원의 간부들이 참석하는 만찬이 열렸는데, 그 자리에서 다원의 매니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산제를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아주 우연한 장소에서 만난 우리는 서로를 알아보자마자 놀라움과 반가움에 가슴 벅차했습니다.

산제와 저와의 인연은 10년도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3~1994년도 제가 델리대학에서 불교학 석사과정을 하는 동안, 산제는 델리대학에서도 명문인 세인트 스티븐 칼리지에서 영문학 석사과정에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권유대로 의과대학을 다니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전공을 바꾼 것입니다. 당시에는 같은 동네에 살면서 파티에서 한두 번 만나 인사만 나누고 지냈던 터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습니다. 그런 산제가 한 다원의 매니저가 되어 다르질링에서 저와 만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한 다원의 매니저가 되려면 10년 이상의 현장 경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산제는 실력을 인정받아 6~7년 만에 전체 차의 생산을 책임지는 매니저로 고속 승진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원하는 스타일의 차맛을 이야기해주면 5년 이내에 거기에 맞게 생산해주겠노라며 자신만만해 하였습니다.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자연적인 퇴비(주로 소와 염소 등의 똥, 오줌)를 중심으로 토양-성분 중 특히 아연 등의 함량-에 맞춰 산성과 알칼리성 등을 조절해 시비(施肥)하고, 제조공정 중 롤링(Rolling, 유념)에서의 시간과 압력 조절, 차의 발효(Oxidation, 산화) 시간 조절, 건조(Drying 또는 Firing) 시의 온도 조절 등으로 맛을 최대한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와의 밤을 잊은 긴 대화를 통해서 다르질링 다원의 차 생산에 대한 노하우를 살짝이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렌번 다원은 최근까지 영국 회사 소유였다가 2000년경 인도에서 차를 재배해오던 집안인 쁘라까쉬가에서 사들여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품질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가(最高價)의 홍차를 생산한 마카이바리 다원

마카이바리 다원의 주인이자 매니저인 라자 바네르지 씨는 다르질링에서뿐만 아니라 홍차업계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사람입니다. 1971년부터 지속가능한 농법<Permaculture; 퍼머컬쳐는 Permanent(영속적인)와 Agriculture(농업), Culture(문화)의 합성어. 사람과 자연을 함께 살리는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에 초점을 맞춘다>을 주창하고 생유기농법(Bio-dynamic-Organic)을 자신의 다원에 도입했으며, 거기에 대한 글도 많이 썼습니다. 다르질링 여행 기간 중 마카이바리 다원을 방문하면서 전부터 많은 의문을 가졌던 허브살충제에 대한 궁금증이 시원스럽게 풀렸습니다. 라자 바네르지 씨가 다원에서 쓰고 있는 허브를 이용한 병충해 억제 원리와 실제 사용 등을 자세히 들려주었기 때문입니다.

라자 바네르지 씨는 제가 만나본 누구보다도 박학다식하고 활동적이어서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입니다. 그는 사파리 복장을 자주 하고 다녀서 그 모습이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습니다. 밀림으로 사냥을 나가는 듯한 사파리 복장으로 말을 타고 차밭 사이를 시원스럽게 달리는 그의 모습은 무척이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카이바리 다원은 연간 약 120~150톤 정도의 고급 홍차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마침 제가 방문했던 그 당시 <국제 차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그의 다원에서 생산한 홍차(2006년도 세컨드 플러쉬)가 1kg에 50,000루피(약 120만 원)에 경매되는 쾌거를 올려, 세계 최고가의 홍차를 생산한다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마카이바리 다원은 1991년부터 완전 유기농 인증도 받고, 페어트레이딩(Fair-trading)으로 다원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생활수준 향상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외국에서 찾아오는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다르질링에 있는 수많은 다원마다 재미있는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나름대로의 자랑거리도 있어 그것만 애기해도 끝이 없을 것입니다. 어떤 것은 역사적 근거가 있고 사실인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지만, 다 하나같이 다르질링 차를 행복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야기들입니다. 다음 달에는 구체적으로 다르질링의 차 제조법과 시즌별 특성을 이어가겠습니다.(계속)


 
 


상호명: 행복한찻집 | 대표: 이창호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이창호
대구광역시 북구 산격3동 1331-2번지 3층 | 무단이메일주소수집거부
Tel: 053-955-5465 | Fax: 053-955-5466 | kagyu@hanmail.net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