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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1-22 15:22
월간다도 홍차이야기 10월호 - 4 다르질링의 일상과 차의 제조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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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질링의 일상과 차의 제조

 

다르질링 다원에서의 아침은 보통 5시 30분이나 6시에 있는 사이렌이나 종소리에 잠을 깨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입니다. 다원의 주민들은 대부분 다원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 차를 만드는 일의 특성상 집단적인 노동이 필요하기에 주민들의 일과는 다함께 시작하게 되지요. 그리고 30분 뒤에 다시 울리는 소리는 작업의 준비를 알리고, 또 다시 30분 뒤에는 작업시작을 알립니다. 아침 7시나 8시쯤 시작되는 채엽은 중간의 휴식시간을 가지고 12시경의 점심나절까지 계속됩니다.

그동안 공장의 2층에서는 전날 오후에 딴 차의 위더링(Withering, 위조- 찻잎의 잉여수분제거를 제거하여 롤링에 맞게 조절)이 끝나서 1층에 있는 롤링(Rolling, 유념- 위더링이 끝난 찻잎을 기계에 넣어 차발효(Oxidation)에 적합하도록 가공)에 들어갑니다. 여기에서 차의 등급이나 개성이 상당부분 결정됩니다. 롤링을 마친 찻잎은 바로 옆에 준비된 베드(bed- 찻잎을 일정 두께로 풀어 놓는다)로 가서 수분과 온도의 조절을 받으며 자연스러운 산화의 과정(차발효)를 거쳐 홍차로 태어나게 됩니다. 일정시간 산화가 진행되면서 독특한 향이 자연스럽게 나게 됩니다. 원하는 향이 얻어지면 이 과정을 모두 관리하는 다원의 매니저는 산화를 중지시키고 보관을 쉽게 하기 위해서 드라잉(Drying 또는 Fire, 건조)을 합니다. 다음은 잎의 크기에 따라 분류하는 과정(Sorting)인데, 고급차의 경우는 기계로 선별한 뒤 다시 한 번 더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치게 됩니다.

다원에 머물게 되면 아침 일찍 전날에 정해준 시간에 침실로 베드티(Bed tea)를 가져 다 줍니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진하게 우린 차에 우유와 설탕을 조금 넣어 마신 다음, 산책삼아 공장이나 차밭으로 나가보면 이른 새벽부터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곧 안개가 걷히고 화창한 햇살이 비추면 저 멀리 차밭에서 잎을 따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오전 나절에 딴 찻잎은 가든(garden, 다원(estate)은 여러 개의 차밭(garden)으로 이루어진다) 근처의 집결지에서 각자의 작업량을 계량하고 바로 공장으로 보내집니다. 각자 싸온 도시락으로 모여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플럭커(Plucker, 차를 따는 사람, 주로 여성)들을 볼 수 있습니다. 남자들은 차를 모아서 트럭이나 수레로 공장까지 재빠르게 옮기게 되죠. 공장으로 들어온 차는 2층의 위더링실로 가서 홍차가 되는 과정을 시작합니다. 오후(보통 4시정도까지)에 채엽한 차는 역시 모여서 따로 공장으로 보내집니다. 그러면 공장에서 또 다른 로트(Lot, 일종의 생산분류일련번호)가 되어 위더링이 시작됩니다. 이러한 하루하루가 겨울철 두-세달 남짓하고 여름의 심한 우기 때와 10월의 축제기간 15일 정도를 빼고는 계속됩니다. 생산의 고조기에는 다원의 매니저들은 신발을 벗고 잠을 자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24시간 돌아가는 공장에 수시로 가서 품질을 검사하고 작업지시를 해야 하니까요.

다르질링의 주민들의 생활정도는 인도의 다른 지역에 비해서 평균적으로 우수하다고 합니다. 늘 일거리가 있고 기후도 비교적 좋은 편이니까요. 산악지대여서 큰 병원과 학교가 좀 떨어져 있지만, 대부분의 다원안에는 작지만 학교와 진료소등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달에 소개한 마카이바리 다원의 라자 바네르지 같은 다원주는 주민들의 자녀교육에도 관심이 높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르질링 주민의 상당수는 개척당시 영국의 다원 개척가와 네팔왕의 합의로 이주된 네팔 사람들입니다. 인도의 저지대에서 이주한 사람들도 많아 인종적으로는 다양하게 섞여 있습니다.

다르질링의 홍차생산은 중국에서의 차생산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인도나 스리랑카등과 같이 유럽의 근대자본에 의해서 플랜테이션 농장으로 개발된 지역에 비해서 중국의 다원들이 크기가 작고 전통적인 방법들로 차를 생산하여 공정이 많고 까다로웠다고 하면, 인도와 같은 경우에는 일직이 단순화되고 대량화, 기계화되어 생산단가를 낮추었습니다. 공정이 많이 줄고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지는 것보다는 기계로 작업을 하여 계속적인 생산이 가능하도록 되었습니다. 또한 다원의 휴지기를 줄여 공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다양한 품질의 차를 생산함으로써 차의 대중화에 끼친 영향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천혜의 혜택으로 맛있는 차가 생산되는 다원은 한정적이고 또한 수확할 수 있는 시기도 짧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고 맛있는 차는 소량으로 생산되어 희소가치가 있어 고가로 거래되죠. 하지만, 그러한 차보다는 다소 품질이 떨어지더라도 가격이 만족스럽다면 한잔의 음료로 충분히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 또한 차라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만들어진 차라면 ‘비싸고, 싼 차는 있어도, 좋고 나쁜 차는 없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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